안녕하세요, 도리댕댕입니다.
제가 고점에 사서 물려 한이 맺힌 종목, 엔비디아의 실적발표가 11월 14일에 있었는데요. 게임을 자주 하시는 분들이라면 엔비디아와 AMD는 한번 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사실 저는 게임을 좋아하지는 않지만(모바일 게임도 안하는 편...;;), 엔비디아의 미래는 예상되는 폭풍성장이라는 카더라를 듣고 매수했었죠. 뭣도 모르고 남들이 매수하기에 따라샀던 그 종목이었습니다.
그 뒤로 엔비디아에 대한 기업 정보를 종종 찾아보곤 합니다(위 링크는 삼프로tv CPU/GPU 반도체 대장주 정리본으로 읽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제가 매수한 이후로 처음 실적 발표가 있던 2020년 3분기는 정리를 해봐야 되겠더라구요.확실히 기업의 IR 사이트에 들어가 해당 기업의 실적 발표 자료를 살펴보면 주가 조정이 있다 하더라도 마음에 안정감이 든다고 할까요? 기업이 어떻게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지 살펴볼 수도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런 기업에 속하는데... 엔비디아도 과연 저에게 평온함을 줄지 살펴보겠습니다.
1. 2020년 3분기 실적 발표
먼저, 11월 14일에 발표한 3분기 실적 발표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엔비디아는 지난 2019년 3분기와 비교하여 아래와 같은 결과를 발표하였는데요.
-매출 47억 3천 달러, 작년 대비 57% 증가 (작년 3분기 30억 1천 달러)
-영업이익 13억 9천 달러, 작년 대비 51% 증가 (작년 3분기 9억 2천 달러)
-순이익 13억 3천 달러, 작년 대비 49% 증가 (작년 3분기 8억 9천달러)
-EPS 2.12달러, 작년 대비 46% 증가(작년 3분기 1.45 달러)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과 순이익, EPS까지 순조롭게 증가한 실적 발표였습니다.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EPS 모두 4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거의 100% 증가한 아마존에 비해서는 아쉬운 수치이긴 합니다만... 반도체계의 아마존이라고 명명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매출
지난 분기별 매출을 정리한 그래프인데요.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에서 47억 2.6천만 불이라는 역대 최고 매출을 냅니다. 18년 4분기부터 20년 1분기까지는 그렇게 폭발적인 성장은 보이진 않았는데요. 20년 1분기에 30억 8천만 불의 매출을 기록했다가 50% 이상의 성장을 보이는 엔비디아입니다.
분기별 추이를 살펴보면 1분기~3분기에는 매출 성장기, 3분기~내년 1분기에는 매출 침체기로 보이기도 하고요. 이는 20년 4분기가 나와봐야 압니다만, 제가 상단에 링크한 글에서 다룬 반도체 사이클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4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은 약 16% 감소한다는 예측이 있습니다. 21년 1분기까지 매출 성장이 없다면 엔비디아의 주가는 지지부진 할 수도 있구요.
-매출과 순이익 추이
5년간 매출액과 영업이익, 마진을 나타내는 그래프입니다. 아직 2020년이 지나지 않아서 매출액(막대그래프)이 줄어든 것 처럼 보이지만 4분기를 합치면 5년간 우상향 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마진과 영업이익 모두 고고익선이기 때문에 퍼센테이지가 점차 증가한 것을 보면 열일했다고 보여집니다.
- 엔비디아의 두 개의 기둥, 게이밍과 데이터 센터
엔비디아는 크게 다섯 가지 부문에서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게이밍,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Profeesional Visualization, OEM & IP가 바로 그것인데요.
게이밍 부문에서 주된 매출을 올리고 있던 엔비디아는 2020년 2분기에 데이터센터 매출이 게이밍 부문 매출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주가는 2020년 들어서 고공행진하기도 했구요.
2015년까지만 해도 매출액 비중의 7% 밖에 되지 않았던 데이터센터 매출액 비중은 이제 옛 말에 불과하게 되었습니다(좌측 원형차트).
우측 원형차트를 살펴보시면 48.1%가 게이밍, 40.2%가 데이터센터, Profassional Visualizaion 5%, 자율주행이 2.6%, OEM&IP가 4.1%인데요. 20년 2분기에는 데이터센터가 게이밍 부문 매출을 앞질렀지만 3분기에는 다시 게이밍 부문의 매출이 48.1%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게이밍 부문의 증가에는 엔비디아의 그래픽 카드 신제품이 출시되었기 때문이지요. 저는 게임과 컴퓨터에는 문외한이지만 엔비디아의 신상 그래픽 카드가 사양도 좋고, 가격대도 나름대로 합리적이라는 얘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다음은 해당 사업별 매출, 제품 등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게이밍 부문입니다.
20년 2분기 대비 37%, 지난 3분기 대비 37%의 매출 상승으로 22억 7천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였습니다. 연 매출 기준으로도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고요. 특히 이번 분기의 매출 상승은 GEFORCE RTX 30이라는 그래픽카드 신제품 출시 덕분인데요. 지난 버전의 두 배 이상의 성능을 내는데 가격은 시장 및 유저들의 예상보다 저렴해서 출시 당시 돌풍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3090은 1,499불, 3080은 699불, 3070은 499불로 없어서 못 파는 정도라고 하죠.
게이밍 부문에서 엔비디아의 그래픽 카드는 성능 측면에서는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마켓 리더인데요. 200만 명 이상의 전문 게이머들이 엔비디아의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이용할 뿐만 아니라 게임 시장 자체의 성장도 눈여겨 볼 수 있습니다.
게임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게임 분야가 점차 세분화, 고도화되면서 엔비디아의 제품은 e스포츠, VR 등에도 활용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데이터센터 부문입니다.
엔비디아의 주가가 근 1-2년 사이에 빠른 속도로 올랐던 이유는 바로 데이터부문 사업의 성장 덕분입니다. 데이터센터 부문은 애초에 엔비디아의 '본업'은 아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임 칩을 팔았던 엔비디아는 컴퓨팅 플랫폼 기업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데이터센터 분야에 뛰어들게 된 것입니다.
지난 2분기와 대비하여 8%의 매출 성장을, 작년 3분기와 대비하여 162%의 매출 성장을 이루어 이번 분기 19억 달러를 기록하였는데요. 2016년과 비교하면 매출 연평균 성장률은 72%입니다. 게이밍 부문이 18%의 매출 연평균 성장률인 것을 감안하면 데이터센터의 성장성이 돋보인다고 할 수 있는데요.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엔비디아는 어떻게 수익을 내느냐?에 대한 답은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GPU를 판매해서 수익을 내는 것입니다. 엔비디아의 GPU는 4차 산업혁명의 토픽이었던 딥러닝, AI에 핵심 재료로 사용되는데요.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돈을 버는 수 많은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GPU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사실 GPU는 4차 산업혁명이 부상하기 전만 해도 CPU보다 못한 존재였습니다. 메인은 CPU가 담당하고, 쉬운 처리만 GPU가 담당했던 것이죠.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 부각되자, AI 등에 필요한 막대한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했고, 이는 병렬 연산인 GPU가 더 효율적이었던 겁니다. 엔비디아는 이를 빠르게 포착하고 마켓 리더로 거듭납니다.
이렇게 엔비디아에 등록된 개발자가 250만 명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고, 클라우드 사업의 선두주자들은 거의 엔비디아의 GPU를 가져다 쓰는 상황입니다. 알리바바, 아마존, 마소, 구글, 오라클, 텐센트 등 클라우드 시장을 독점한 셈이지요. 다만, 여기서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위 기업들이 엔비디아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GPU를 직접 생산하는 경우인데요. 개인적으로는 엔비디아의 기술을 따라잡기에는 다소 시간이 오래걸리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 사이에 엔비디아의 또 다른 사업이 먹거리가 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요.
엔비디아의 차세대 먹거리로 가장 강력한 부문은 자율주행입니다.
자율주행 부문의 올해 3분기 매출은 1.25억 달러입니다. 올해 2분기 대비 13% 매출이 상승하였으나, 전년도 동분기와 대비하면 23% 하락한 매출인데요.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22%로, 게이밍 사업보다는 높으나 데이터센터 사업보다는 현저히 낮다고 사료됩니다.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완성차 업체에 판매하기도 하고, 완성차에 소프트웨어를 탑재하는 기업들에게도 판매하는데요. 메르세데스-벤츠는 재구성한 S-클래스 세단을 출시했는데, 엔비디아가 탑재한 MBUX AI 콕핏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도 하고요. 요즘 핫한 리오자동차가 NVIDIA DRIVE AGX Orin 플랫폼을 이용해 차세대 차량을 개발한다고 밝혔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그룹도 2022년부터 NVIDIA DRIVE AI Cockpit 시스템을 표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아직 엔비디아 매출의 6%에 불과하지만,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가 보급화되면 엔비디아의 파트너사들이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하길 원하고, 소비자 수요도 늘어날 수 있겠지요. 특히 파트너사와의 긴밀한 협력으로 완성차가 팔리면 엔비디아도 자연스레 수혜를 입을 수 있습니다. 파트너사들이 도요타, 벤츠, 볼보, 콘티넨탈, 디디, 현대차 등 미국, 중국, 한국 가릴 것 없이 핫한 기업들이 많습니다. 테슬라 빼구요.. 자율주행으로는 구글 vs 테슬라 vs 엔비디아 구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Professional visualizaion 부문입니다.
전문가용 시각화(?) 라고 해석하기에는 좀 어감이 이상하지만 여러 분야 기업들의 종사자들이 가상의 상황을 시각화할 때 솔루션을 제공하는데요. 건설, 교육, 제조 분야 등의 전문가들이 업무에 필요한 비주얼 컴퓨터 플랫폼입니다. 캐드로 유명한 오토데스크도 위 솔루션의 고객인 것을 감안하면 전문가들을 위한 플랫폼이라고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해당 부문은 연평균 성장률이 13%로, 네 개의 사업 부문 중에 가장 성장률이 낮습니다. 하지만 자율주행 부문보다 더 큰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 분기와 대비하여 16% 증가하였지만 작년 동분기와 대비하여 27%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록 성장성은 엔비디아에서 떨어진다 하더라도, 해당 플랫폼이 여러 분야에서 사용된다는 점, AR/VR 시장 규모가 커지면 그에 따라 수요가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4분기 전망
오랜만에 4분기 가이던스를 발표한 기업이 나타났습니다. 그 말은 즉슨, 코로나19의 리스크를 계산할 수 있거나, 타격이 거의 없다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매출은 48억 달러(2% 오차)로 이번 3분기와 비교하면 7천 달러 오른 수준입니다. 허나, 2% 오차가 있기 때문에 이번 3분기와 비슷하네요. 사업 부문 별로 살펴보면 게이밍 부문에서 매출이 더 증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번 분기에 나온 신제품의 여파가 4분기까지 이어질 예정입니다. 다만,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소폭 매출 하락을 예측하였습니다.
영업이익률은 62.8%(0.5% 오차)로 이번 3분기가 62.2%인 것을 감안하면, 어찌 됐든 3분기보다는 돈을 더 남길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가 ARM 인수건으로 현금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많이 벌고 많이 남겨야 합니다ㅎㅎ엔비디아는 배당도 안줘서 정기적으로 나가는 현금도 타 기업에 비해 없습니다.
전반적으로 보면 이번 분기와 비슷한 수치입니다. 주식시장은 항상 이전보다 높은 이윤을 선호하는데 과연 이것도 호재라고 보여질지는 의문입니다. 사실 4분기의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 하락은 반도체 분야의 전문가들은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기 때문에 큰 변동성 없이 지나갈 수도 있고요.
3. 주가
주가는 11월 25일 기준 529.39불로 9월부터 횡보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9월달에 매수를 시작하신 저같은 분들은 지루할 수 있겠습니다만 1년 전에 홀드하셨던 분들은 2배 이상이 된 똘똘한 주식입니다. 배당수익률은 0.12%로 거의 제로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사실 2018-19년 사이에는 거의 반토막이 났던 주식인지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필요성은 있겠습니다.
4. 결론(필요로 하는 기업)
엔비디아 실적 발표 자료를 살펴보니, 엔비디아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는데요. 그것도 세계에서 유명하디 유명한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AI 기술을 원하고 있더군요. 자율주행 완성차 기업은 물론이고, 삼성, 네이버, 아마존, 마소 등등 하단 고객사 기업 리스트가 매우 탄탄합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 카드도 현재 주된 먹거리이긴 하지만, 엔비디아는 컴퓨팅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고 데이터센터로 한단계, AI로 두단계 나아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AI 분야의 마켓 리더이고, 플랫폼을 공고히 다져왔던지라 대체불가능한 기업이 되어버렸습니다. 위 기업들에게 꼭 필요로 하는 기업이지요.
3분기 실적발표 수치도 나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미래 먹거리도 매우 풍부합니다. 특히,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2024년까지 기대하는 매출액도 현재의 10배 이상이구요. 마진 역시 60% 이상으로 꾸준하게 나오기 때문에 모아둔 현금으로 ARM 인수건은 충분히 해결하리라 봅니다. 다만 리스크는 ARM 인수 건의 반독점 이슈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저는 주가가 현재 주춤하고 있는 엔비디아를 바이 앤 홀드 해보려고 합니다. AI 기술을 통해 컴퓨팅 플랫폼 왕좌 자리를 굳건히 하리라 봅니다.
지금까지 엔비디아 3분기 실적 발표 정리, 주가 정리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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